독서 :: <죽은 자가 말할 때 / 법의학이 밝혀낸 삶의 마지막 순간들> – 클라아스 부쉬만

법의학자

우리는 죽음을 직접적으로 마주할 횟수는 얼마나 있을까? 사실 일상에서는 쉽게 마주하지 못하기도 하고 마주하지 않았으면 한다. 때문에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대비하기도 한다. 유언장이나 유산 등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들을 남긴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예측할 수 없듯이 죽음도 갑작스럽게 찾아오기도 한다.
갑작스러운 죽음은 사고로 인해 발생되기도 하지만 사건으로도 발생한다. 즉, 고의든 타의든 외부의 영향으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죽음 속에는 분명 억울한 누명이나 사건의 실마리를 감추고 있기도 한다.

법의학자는 사망하였을 때 신체의 변화나 훼손, 반응 등을 통해 죽은 자가 말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주고 있다.

책 속의 차례

1장 트렁크 속의 여인
2장 소년의 복수
3장 의도했거나 의도하지 않았거나
4장 폭격의 한가운데
5장 생일 파트
6장 터널 속의 발
7장 계단에서
8장 실패한 소생술
9장 죽음으로 끝난 관계
10장 절반의 시체
11장 행방불명
12장 최후의 사투

사건의 현장들, 그리고 시체의 부검

<죽은 자가 말할 때>의 저자인 클라아스 부쉬만은 실제의 사건들을 토대로 집필하여 생생한 사건의 현장과 부검에 대한 법의학자의 입장을 제시한다.
사실 끔직한 죽음을 다루고 있지만 사건의 잔인함과 죽음에 대한 슬픔을 객관적여야만 하는 법의학자 입장에서 담담하게 말하고 있어 그 감정들이 더욱 극대화 된다. 법의학자도 직업일뿐 사람이기에 그런 감정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잔인한 피의자에게 분노가 차기도, 억울한 죽음을 당한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입장에서 슬픔이 닥쳐오기도 한다.

죽음에 대한 생각

우리는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삶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은 오히려 축복일수도 있지만 갑작스러운 죽음은 슬픔이 더욱 극대화되기 마련이다.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하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보내고 싶은데.. 하는 생각들이 들곤 한다. 그렇기에 현재의 우리 삶 속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일들, 사람들, 시간들을 소중하게 여길 필요가 있다.

우리는 죽음에 대해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할까. 특히나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죽음이라 생각한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죽은 이들은 이미 죽음을 겪은 이들이기 때문이다. 죽은 이들은 슬픔과 고통으로부터 자유롭다. 그에 비해 살아있는 우리는 아직 죽음을 앞두고 있다. 그것은 오히려 잔혹한 일일 수 있다. 게다가 죽음을 직간접적으로 목격하고 경험한 이들은 엄청난 고통과 스트레스를 겪는다.

<죽은 자가 말할 때> 클라아스 부쉬만

법의학자의 역할

저자는 마지막으로 법의학자의 역할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가 상상하고 책에서 보았던 사건들, 혹은 미디어에서 나오는 법의학자는 잔인한 살인사건, 끔찍한 각종 사건들만 다루지 않는다. 죽음이라는 우리의 일생에 마지막을 확인해주고 죽은 이들이 어떻게 사망하였는지 대신 말해준다. 물론 죽음을 마주한 주변 사람들에게는 커다란 슬픔으로 다가오겠지만 편안한 죽음을 마주했었다는 말로 위로가 되지 않을까?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법의학자의 역할을 잠시 잊고 싶다. 잠시 내려놓고, 그저 같은 사람이고 싶다. 마음 같아서는 그 남성을 안아주고, 애도와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날 오전 법정에서 그의 마음이 어땠을지 도저히 가늠할 수 없었다. 먼저 간 자녀를 자신의 손으로 묻어야 하는 것보다 더 무서운 일이 있을까? 그것도 이렇게 잔혹한 방법에 의해 허무하게 사망한 경우라면? 나는 예전에 그의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고 서 있었다

<죽은 자가 말할 때> 클라아스 부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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